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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내 지나간 모든 인간관계를 통틀어 다섯손가락이 꼽힐 정도로 잘 맞는 사람일 수도 있었다.
마흔을 바라보는, 혹은 마흔이 된. 아무튼 우리또래의 모두가 그렇듯 상처 하나둘씩은 다 갖고 있기 마련이니까. 겁이 나도 같이 이고 지고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모두가 아니라고 그랬고, 너도 아니라고 했지만 왜 인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했다. 안고있는 상처때문에 잠시 나를 밀어내는 거라고 그렇게 포장했다.
더 열심히 마음을 내줬다. 그건 확실히 내 속도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렇게 해야만 내 속도의 절반이라도 따라와줄 것 같았다.
그렇게 끝이 났다. 사람은 돌아서는 뒷모습에 민낯을 보인다.
내가 조금만 덜 진심이었어도 우리는 계속 친구일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