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거림 96

210303

어떤 사람은 너무 친절했다. 스포츠토토로 꽁돈이 생겼다며 오만원을 쥐어준다. 방음 갖춰진 녹음실 딸린 집의 비밀번호를 공유해주며 편할때 아무때나 와있으라 한다. 방문들을 벌컥 열어보고 고가의 장비들을 만지는데 웃고만 있다. 오히려 아낌없이 칭찬을 해주고 먼저 배려해준다. 연애의 감정은 아무래도 배제되어있는 것 같다. 순수한 마음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검은속내가 있을것만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문득 사심없이 했던 내 호의들이 생각났다. 혼자 배달음식을 먹는게 돈아깝다는 이에게 보낸 만원이라던가 물한병 사러 들어간 편의점에서 상대의 담배를 사오는것 같은. 쓴 글이 많았는데 어쩌다보니 다 지워졌다. 다시 쓰려니 그마저도 싫어진다. 병원에서 피를 다섯병(?)이나 뽑았다. 입원전 해야하는 검사를 간호사님께 설명듣는..

끄적거림 2021.03.03

210223

나는 기분이 좋으면 나쁠것을 대비해 너무 붕뜨지말자고 다짐한다. 언제 나빠질지도 모르는데 모든 일에 항상 최악을 생각한다. 그래야 나빠진 상황에 너무 좌절하지 않고 대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기분좋은 느낌을 무시하지 말자.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 무심코 읽은 글이다. 삼십팔년간 내 기분좋음은 부정당했다 생각하니 억울했다. 마음껏 기분좋고 싶은데 요즘은 딱히 기분좋을일이 없다.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물으면 항상 나는 “이석원” 이다. 책을 많이 안 읽는 편이지만 항상 작가님책은 나올때마다 산다. 원래는 작가님 신작이 나오면 항상 알림을 해주던 사람이 있었는데, 재작년에 어찌 사귀게 됐고 작년에 헤어져서 12월에 나온 신작을 이제서야 샀다. 배송오면 바로 읽어야지 생각했는데 갑자기 취미(?)가 생..

끄적거림 2021.02.23

210211

이젠 대부분의 뮤지션이 나보다 어리다. 나이에 어떤 제한이나 편견을 가지는 편도 아니고 나이에 얽매이는 타입도 아니지만 이럴때면 참 세월의 흐름을 체감하곤 한다. 요즘 음악을 다시 조금씩 듣기 시작했다. msb에 취향을 두고 있지만 자주 듣지않다가 최근 뒤늦게 알게된 뮤지션이다. 약속이 있어서 홍대로 가는 길이었다. 두어시간 일찍 가서 커피를 마시려고 했는데 앨범을 듣다가 해지는 양화대교를 보면서 노래를 듣느라 약속시간까지 늦었다. 좋아하는것이 생긴다는건 정말 신나는 일이다. https://youtu.be/kuaXso8UPEI https://youtu.be/rjNeYjJZCRg 아무튼 윤지영님은 내 취향. 이라고 쓰고보니 연예인들은 참 안됐다싶다. 이렇게 누군지도 모르는, 관심도 없는 사람이 당사자 의사..

끄적거림 2021.02.11

210201

거절하는게 얼마나 어려운가. 그동안 어려운걸 하기 싫어 피하다가 이제 막 거절을 연습한다. 한두번 전화를 안받고 SNS의 알림음을 무시하다보니 나중에 어플에 떠있는 숫자를 볼때마다 마음한테 짐지우는 느낌이 든다. 하나하나 숫자를 지워간다. 되도록이면 답을 안하는 쪽을 택한다. 어쩔수없이 해야하는 답장은 되도록 한번에 마무리되도록 한다. 상대의 다시 돌아온 답장부터는 스트레스가 되기도 미안함이 되기도 한다. 말하고 싶지 않은 내 기분을 하나하나 설명해야하면 진이 빠진다. 그러다 어느순간 또 눈오는날 강아지마냥 뭐가 그리 좋아서 히죽거린다. 그러다 나는 예전부터 이랬지 싶다. 마음이 좀 편해졌다. 차 안 라디오에서는 나와같다면이 나온다. 처음 잠수교를 차로 건널때의 내 마음을 느낀다. 변한게 없다. 나는 여..

끄적거림 2021.02.01

210130

혼자 쓴 글들을 제외하면 오랜만의 포스팅이다. 할 말이 많지만 그건 차차. 선생님께 이때까지 말하지 못했던 것을 이야기했다. 연인관계인줄 알았던 남자가 다른여자와 있는걸 알게됐고 카톡으로 뭐하냐 물었더니 남자인 친구랑 있다고 해서 관계를 그만뒀다고. 선생님은 남자에게 사실을 왜 이야기 하지않았냐 물었다. 사귀는 사이가 아닌데 추궁해서 뭐해.. 내가 그 말을 듣고도 무시했는데.. 너무나 사귀는 사이같아서. 사귀자는 말이 중요한건 아니었으니까.. 사귀는 사이가 아닌데 왜 여자를 만나냐고 추궁할 수도 없었고, 왜 거짓말하냐고 따지지도 못했다. 여자랑 있는것보다, 거짓말하는게 싫었고, 진짜 남자랑 있는거 맞냐는 질문에 코웃음으로 무시하는데. 옛날에 받은 상처로 나랑 사귈 수 없다는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은 내..

끄적거림 2021.01.30

201215

왜 이시간에 배가 고픈지.. 생각해보니까 오늘 저녁 제스코마트에서 초밥몇개짜리 먹은게 다네. 셰어하우스도 괜찮겠다. 제주에서 일하게 되면 그런것도 알아봐야지. 아침에는 싸리눈 같은게 내리더니 1100도로가 통제됐대, 내일 아침일찍 거기 가야하는데.. 누군가랑 한침대에서 잠드는거 오랜만인데 불편하네.. 환상숲도 가보고싶은데 거긴 너무 머네.. 모레는 손톱떼러 가야겠다. 조천에 그 지압원은 안가는게 좋겠지? 요즘 자다가 계속 울다깨는데, 나땜에 깨면 어쩌지.. 하긴, 울기전에 코고는소리에 깨겠네 밤 12시 딱 지나자마자 고양이가 골골앵앵거리는데 잘 잘 수 있을까 아 배고파 내일은 마트초밥말고 맥도날드말고 진짜 맛있는걸로 먹고싶다.

끄적거림 2020.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