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거림

201016

Yarnspinner 2020. 10. 1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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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제법 차졌다. 싱크대 구석이 넣어두었던 찻잎을 꺼냈다. 한번 우리기 시작하면 머그컵으로 두번은 마신다. 다도같은건 모른다. 커피포트에 물을 가득 끓여 머그컵에 찰랑거리게 따른다.
우리집은 좀 많이 차게 있는 편이라, 찻김이 공기의 흐름을 바꾸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건조하다. 계절의 건조함에 마음의 건조함까지 더해졌다. 일상은 딱딱히 굳었다. 그나마 근처에 있는 조카들 덕에 간간히 웃으며 지낸다. 왜 그런지 딱딱해졌다.

잘 지내냐는 물음에도 눈물이 그렁거려 누굴 만나는 것 조차 어렵다. 당장 이번 일요일에 있는 약속도 자신이 없어 포기하고싶다만 딱히 둘러댈 말이 없다.
소속감이 나를 지탱해주는데, 나는 더이상 소속이 없다. 하필 또 이럴때 무직상태다. 엎친데 덮쳤다.

제주에는 억새가 폈다더라. 제주는 당분간 갈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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